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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인사이트

고빈도 거래(HFT, High Frequency Trading)의 주요 쟁점사항 정리

HFT의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FT가 도입된 해외시장에서는 HFT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사례만을 보더라도 Flash Crash 같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HFT가 시장에 주는 충격을 연구하고 또 관련 법규를 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HFT가 과연 한국시장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시장에서 HFT가 시장에 어떠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다. HFT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HFT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HFT에 부정적인 입장에서는 시장에 대한 충격이 크기 때문에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논쟁에는 각각 합당한 이유가 있다.

 

가. HFT가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HFT가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다음과 같다. bid-ask 스프레드가 축소되어 시장가격이 좀 더 좁아지게(tighter) 지며 시장의 심도를(deeper Markets) 깊게 하고 가격의 일관성을(price consistency) 향상 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하여 시스템이 프로그래밍 되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 마지막 이유로 들고 있다.

 

a. 시장가격이 좁아지고 시장의 심도가 깊은 시장(tighter, deeper markets)


HFT가 활성화되면 bid-ask 스프레드의 축소로 시장이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 주장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조건이 동등하다면 팽팽한 시장(tighter market)은 느슨한 시장(wide market) 보다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 buy-side측면에서는 적은 돈을 지불하고 그 주식을 살 수 있게 되고 sell-side입장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시장에 주식을 팔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HFT로 인하여 주식거래량이 늘어나게 되면 시장의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 가격 일관성(price consistency) 향상


HFT가 활성화 된 시장에서는 가격 일관성이 향상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미국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HFT가 활발할수록 다른 거래소 간 혹은 다른 ATS 간 거래가 체결이 되더라도 주식거래 상에서 체결되는 기본 가격은 동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시장의 Latency 차이에 따라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형성이 된다면 거래소 간 가격차이가 계속해서 좁아지게 되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하나의 거래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예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가격의 일관성의 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 컴퓨터는 객관적이다(Computers don't panic)


주식시장은 인간에 의해 조직된 시장이기 때문에 루머나 충격 혹은 공포에 의해 주가가 변동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인간이 중심이 되어 거래가 이루어지는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얼마나 반영 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상태로 인하여 주가가 폭락하거나 급등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잘 조직된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HFT는 인간의 감정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HFT와 같은 자동적인 주문 시스템은 인간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결과를 완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많은 HFT 시스템은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 즉, 수익, 판매, 배당 등 주가에 영향이 미치는 모든 요인들을 고려하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 따라서 HFT 시스템이 이러한 요인들을 잘 고려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루머에 의해 폭락하더라도 그 주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펀더멘탈을 고려해 재차 반등할 여지를 지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나. HFT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위의 긍정적인 시각과는 대조적으로 HFT를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HFT는 가격조작(price manipulation)에 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co-location의 공평성 문제 그리고 증가하는 변동성에 대한 부담, 부당거래의 위협 등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a. 가격조작문제 (price manipulation)


가격조작문제는 주식시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논란거리 중 하나이다. HFT 시장조성자들은 가능한 한 최선의 이윤을 남기려 노력한다. HFT를 이용하여 시장 내 투자자들이 거짓주문을 내고 이에, 시장에 거짓주문이 판치게 된다면 가격조작의 여지가 굉장히 높아지게 된다.

 

b. 증가하는 변동성 (increased volatility)


Flash Crash 사건을 참고하면 HFT는 분명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 주식의 변동성이 증가하게 되면 그만큼 위험요소가 커지게 되며 이에 따른 자본비용도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HFT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c. 거래를 위한 거래 (trading for trading's sake)


HFT는 거래를 위한 거래를 생성해내고 있다. 현재 미국 주식거래량의 60% 이상을 HFT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HFT 운영주체들은 다른 HFT 운영주체들과 거래를 하게 되는 꼴이 된다. 이렇듯 자동화된 서클 거래는 하나의 딜레마를 가지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HFT와 HFT 간의 거래에서 파생되는 트래픽 증가 문제다. 그렇다면 과연 non- HFT 기업들은 왜 더 많은 대역폭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 인가에 대한 문제에 직면 하게된다. 이렇게 높은 대역폭을 사용하지 않는 non-HFT 기업들에게 간접비용 증가분을 전가시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주장이다.

 

d. co-location


또 다른 쟁점은 co-location의 공평성 문제이다. HFT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co-location이 필요하다. 이러한 co-location을 위해서는 거래소 인근 데이타 교환서버를 구축 및 가동해야 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non-HFT의 입장에서는 불공정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