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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인사이트

아프리카 케냐의 엠페사(M-PESA)와 핀테크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은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


도시에서는 상가마다 들어서 있는 각기 다른 은행과 ATM이 너무 당연한 사회가 되었고 농촌과 어촌에서도 도시보다는 열악하지만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농협과 수협이 존재한다그렇다면 전 세계인구가 약 60억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느 정도의 인구수가 은행과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2015년 추산 약 25억명의 사람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추산하고 있다그들은 은행이 지점을 내기 꺼려하는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상태다하지만 21세기들어서면서 인터넷이 발달하고 휴대전화가 보급되자 이렇게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핀테크 기술들이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페사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는 케냐지역은 공식적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성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케냐인들 모두 휴대폰은 가지고 있었다여기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휴대폰은 우리나라의 2g폰 시절의 휴대폰이라고 생각해도 무관하다엠페사의 기술은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폴더폰의 형태여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초기 엠페사의 모델은 케냐의 최대통신 회사인 사파리콤으로부터 시작되었다엠페사(M-Pesa) M은 모바일의 약자이고 pesa는 스와힐리어로 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케냐에는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보다 휴대폰을 가진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케냐의 똑똑했던 전문가들이 2000년대에 휴대폰을 사용해 차용인에게 대출을 제공하고 회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해냈다오늘날 케냐 사람들의 2/3가 엠페사를 사용하고 있으며이는 케냐 GDP 의 약 25%를 차지한다사파리콤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는 보다폰은 탄자니아남아프리카 공화국모잠비크이집트피지인도 그리고 심지어 루마니아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엠페사

사파리콤 대리점 모습(출처:매일경제)


엠페사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는 계정을 만들고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통해 전자지갑을 만든다. 돈을 입금하기 위해 현지의 사파리콤 대리점(케냐 전역에 약 15천개가 존재)에 가서 현금을 건네면, 동등한 가치의 이플롯(E-float)’이 전송된다. 이 돈은 케냐의 화폐 단위인 실링의 형태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엠페사가 만든 고유 화폐 단위인 이플롯에 대한 청구권의 형태로 보관된다. 그리고 이플롯에 대한 청구권은 사파리콤 명의의 은행 계좌에 있는 예금으로 보증된다. 사용자들은 다른 엠페사 계좌에 돈을 송금하거나, 휴대폰 통화시간을 사거나, 요금 청구서를 지불 할 수도 있다. 돈을 인출하기 위해서 사용자는 휴대폰 대리점에 가서 인출을 요청하면, 직원은 계좌에 동등한 금액의 이플롯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한 후 현금으로 바꿔준다. 이렇게 엠페사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이유들 중 하나는 사파리콤이 이미 통신장비 뿐만아니라 수천 수만개의 대리점이라는 대규모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엠페사는 케냐 정부의 간섭 또한 받지 않았다.


엠페사 사용 모습(출처:매일경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가 아프리카 우간다 보다 못하다고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순위에 나온적 있어 한동안 여의도에서는 건배사가 우간다라는 자조 섞인 건배사 제창이 나오기도 했었다. 아프리카의 경우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겪은 각기 발전 단계의 은행서비스를 뛰어넘어 핀테크를 이용해 은행서비스(Banking Service)를 이용하고는 있지만 은행(Bank)은 이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